[나는 자연인이다. 노병은 살아있다. - 의족으로 산속을 누비는 자연인 이기남]
높고 긴 돌담을 이정표 삼아 걷다 보니 산골에 웬 요새가 있습니다. 태극기가 멋지게 휘날리고 있는 집에서 비상한 기운마저 느껴집니다.
불볕같이 내리쬐는 햇빛을 피해서 집에 들어서자 더위를 해결할 특별한 약차를 내어주며 이승윤씨를 반겨주는 오늘의 자연인 이기남 씨가 보입니다.

집안 곳곳에 온갖 표창장과 훈장이 보입니다. 그중에서도 '이게 내 인생 최고의 훈장' 이라며 자랑하는 것은 다름아닌 의족입니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젊은 나이에 군대에 자원했던 자연인은 해외 파병까지 나가게 되었고 그는 전역 한 달 전에 투입된 작전에서 전우 12명과 한쪽 다리를 잃어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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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급박한 상황 속에서 홀로 상처를 지혈해가며 끈질기게도 버텼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구조가 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화약의 화기가 너무도 깊숙이 침투한 탓에 뼈가 썩어 들어갔고 필리핀과 오키나와 등의 군 병원을 전전하다가 결국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습니다.
극심한 통증과 계단 하나 제대로 못 내려가는 현실에 좌절하고 슬펐지만 끝까지 곁을 지켜준 여자 친구의 사랑으로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의족을 끼게 되었지만 오히려 산중생활의 시작은 이것 덕분이었다는 자연인은 산에서 진정한 첫걸음을 뗐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전우들과의 추억이 떠오르면 가끔 눈물이 나기도 한다는 기남 씨는 가장 친했던 전우에게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자연인 이기남 씨의 추억으로 함께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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